아침에 옷장을 열었는데, 어제 벗어둔 와이셔츠에 접힌 주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걸 보면 한숨부터 나오죠. 급하게 다리미를 꺼내 물을 붓고, 예열되기를 기다리는 그 몇 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는지요. 저도 결혼 초반에는 다림질이 세상에서 제일 귀찮은 집안일이었어요. 그런데 몇 가지 요령을 익히고 나니, 지금은 저녁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하는 나름의 루틴이 됐습니다.

와이셔츠는 다림질이 관건이고, 니트는 보관이 관건이에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옷을 어떻게 다루면 좋은지, 그동안 실패도 하고 옷도 몇 벌 망쳐가며 터득한 것들을 하나씩 풀어볼게요.

와이셔츠는 살짝 젖은 상태에서 다려야 주름이 잘 펴져요

다림질이 안 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옷이 너무 바짝 말라 있어서예요. 면 셔츠는 수분이 있어야 섬유가 부드러워지면서 주름이 쉽게 펴집니다. 그래서 저는 분무기로 옷 전체를 살짝 축인 다음, 5분 정도 두었다가 다려요. 물기가 골고루 스며들 시간을 주는 거죠.

스팀 기능이 있는 다리미라면 스팀을 쓰면 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할 때가 많아요. 특히 깃(칼라)과 소매 끝단처럼 두꺼운 부분은 분무를 넉넉히 해주는 게 좋습니다. 세탁 후 완전히 마르기 전, 약간 눅눅한 상태에서 다리는 게 사실 가장 편하긴 해요.

다리는 순서만 지켜도 두 배는 빨라집니다

아무 데나 손 가는 대로 다리면 이미 다린 부분이 다시 구겨져요. 순서가 정말 중요합니다. 제가 쓰는 순서는 이래요.

  • 깃(칼라) 먼저 — 안쪽부터 다린 뒤 겉면을 다려요.
  • 소매(커프스) — 단추 부분을 펴서 먼저, 그다음 소매 몸통.
  • 어깨와 등판 — 다림판 모서리에 어깨를 걸치면 편해요.
  • 앞판 — 단추 사이사이는 다리미 코로 살살.

작은 부분에서 넓은 부분으로 가는 게 핵심이에요. 넓은 등판을 먼저 다려놓으면 깃 다리다가 다시 구겨지거든요. (이거 모르고 한참을 헛수고했어요.)

니트는 절대 걸어서 보관하지 마세요

니트를 옷걸이에 걸어두면 어깨 부분이 뾰족하게 튀어나오고, 옷 전체가 아래로 늘어져요. 편물 구조라 무게를 못 버티는 거죠. 한번 늘어난 니트는 되돌리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니트는 반드시 개어서 눕혀 보관하는 게 원칙이에요. 세로로 반 접고, 소매를 안으로 접은 다음 아래에서 위로 말듯이 개면 부피도 줄고 주름도 덜 생겨요. 서랍에 세워서 꽂아두면 어떤 니트가 있는지 한눈에 보여서 꺼내 입기도 편하답니다.

니트 주름은 다리미 대신 스팀으로

니트에 다리미를 직접 대면 눌려서 반질반질해지거나 섬유가 상해요. 특히 울이나 캐시미어는 열에 약하죠. 니트 주름을 펴고 싶을 때는 다리미를 살짝 띄운 채로 스팀만 쐬어주세요. 스팀다리미가 없으면 욕실에서 뜨거운 물을 틀어 김을 채운 뒤, 니트를 잠깐 걸어두는 방법도 있어요. 습기가 주름을 자연스럽게 풀어줍니다.

보풀은 전용 보풀제거기나 면도기로 살살 밀어주면 되는데, 너무 세게 하면 옷감이 얇아지니 가볍게 하는 게 좋아요.

옷장 보관은 ‘숨 쉴 공간’을 남기는 게 포인트

옷을 빽빽하게 걸어두면 통풍이 안 돼서 냄새가 나고, 습기가 차면 곰팡이가 생기기도 해요. 옷과 옷 사이에 손가락 하나 정도 들어갈 여유를 두는 게 좋습니다. 저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안 입는 옷을 정리해서 공간을 비워둬요.

습기 관리도 중요해요. 옷장 안에 제습제나 신문지를 넣어두면 눅눅함이 덜해요. 장마철에는 가끔 옷장 문을 열어 환기시켜 주고요. 향기 좋은 방향제보다 습기 관리가 옷 수명에는 훨씬 도움이 됩니다.

계절 옷 장기 보관은 세탁부터 확실하게

겨울 니트나 코트를 다음 시즌까지 넣어둘 때, 눈에 안 보이는 얼룩이 있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누렇게 변색돼요. 땀이나 음식물 자국은 그때는 안 보여도 산화되면서 나타나거든요. 그래서 장기 보관 전에는 반드시 깨끗이 세탁하고 완전히 말린 뒤 넣어야 해요.

니트는 종이 상자나 통기성 있는 부직포 보관함에 넘어요. 비닐 압축팩은 부피는 줄지만 오래 눌려 있으면 편물이 상하고, 습기가 안에 갇힐 수 있어 니트에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아요. 방충제를 넣을 때는 옷에 직접 닿지 않게 두는 게 좋습니다.

Q. 다리미 없이 급하게 주름을 펴려면 어떻게 하나요?

출근 직전 시간이 없을 때는 욕실 스팀을 활용해보세요. 샤워할 때 셔츠를 욕실에 걸어두면 김이 주름을 어느 정도 풀어줍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급할 땐 꽤 쓸 만해요. 분무기로 살짝 적신 뒤 손으로 쭉쭉 펴서 널어두는 것도 방법이고요.

Q. 흰 와이셔츠 깃이 누렇게 됐어요. 어떻게 하죠?

깃과 소매의 누런 때는 대부분 땀과 피지예요. 세탁 전에 주방세제나 전용 부분 세제를 묻혀 부드러운 칫솔로 살살 문지른 뒤 세탁하면 한결 나아집니다. 이미 오래된 변색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을 수도 있으니, 얼룩은 생겼을 때 빨리 처리하는 게 최선이에요.

Q. 니트가 이미 늘어났는데 되돌릴 수 있을까요?

울 소재라면 미지근한 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짠 뒤, 원래 형태로 평평하게 펴서 말리면 어느 정도 수축되는 경우가 있어요. 다만 소재와 늘어난 정도에 따라 결과가 다르니 큰 기대는 조심스럽게 하세요. 애초에 걸지 않고 개어 보관하는 게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정리하면

와이셔츠는 살짝 젖은 상태에서 순서대로 다리는 것, 니트는 걸지 말고 개어서 스팀으로 관리하는 것. 이 두 가지만 기억하셔도 옷이 훨씬 오래 깔끔하게 유지돼요. 옷장은 빽빽하게 채우기보다 여유를 두고, 장기 보관 전에는 꼭 세탁부터. 처음엔 번거로워도 습관이 되면 손이 저절로 움직이더라고요. 오늘 저녁, 내일 입을 셔츠 한 장부터 미리 다려두는 건 어떨까요. 아침의 5분이 훨씬 여유로워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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